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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ble Story

아브라함은 이삭에게 그 사실을 밝혔을까?

어느 날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시험하셨다. 아브라함의 사랑하는 독자 이삭을 번제로 바치라는 말씀을 아브라함에게 하신 것이다. 아브라함은 삼일 길을 걸어 모리아 산으로 갔고 그 산에서 이삭을 번제로 바치기 위해 칼을 들었다. 그 순간 아브라함을 부르신 하나님께서 이삭 대신에 숫양을 바치도록 하였다. 이야기의 결말은 아브라함을 향한 하나님의 축복으로 끝난다. 헤피엔딩... 히브리어로 "아케다" (Binding) 불리는 이 사건은 수세기를 걸쳐서 많은 학자들의 관심과 이야기 거리가 되어 왔다. 이중 이삭과 아브라함의 대화에서 아브라함은 이삭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히브리어 원문을 통해 보면 흥미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다. 


히브리어 원문을 잘 살펴보면 아브라함의 답변은 두가지로 해석이 가능하다. 



나레이터: 이삭이 그의 아버지 아브라함에게 말하였다. 이삭이 말하기를 


이삭:                                아버지! 

나레이터: 그가 대답하였다. 


아브라함:                          내가 여기 있다 나의 아들아! 

이삭:                                보세요. 불과 나무는 있는데 번제로 바칠 양은 어디 있지요? 




나레이터: 아브라함이 대답하였다. 


아브라함:                         여호와께서 그를 위해 번제로 드릴 양을 준비하실거야 아들아


나레이터: 이둘은 함께 길을 걸어갔다. 


아브라함은 자신이 지금 왜 자신이 모리아를 향해 길을 걸어가고 있는지, 그리고 그의 사랑하는 독자 이삭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알고 있었다. 이미 나흘전 (집에서 출발하기 전날 22:1,3) 하나님으로부터 그의 사랑하는 독자를 번제로 바치라는 명을 받았지만 그런데, 아들 이삭과의 대화에서 아브라함은 이삭의 질문에 그 번제물이 바로 이삭이 될 것이란 사실을 밝히지 않고, 하나님께서 그 자신을 위해 준비하실 것이라는 말만을 남긴다. 진실을 알고 있었으나, 그 진실을 있는 그대로 밝히지는 않았다. 


22:5절에 보면 "내가 아이와 함께 저기 가서 경배하고 너희에게로 돌아 오리라" 의 히브리어 원문을 보면 아브라함은 사환들 앞에서 이삭과 함께 제사를 드리고 이삭과 함께 돌아올 것임을 분명히 말하고 있다. 



5절에는 1인칭 복수의 표현이 세번 (노란색) 등장한다. 이 말은 아브라함이 자신과 아들이 함께 가고 함께 돌아올 것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이삭의 돌아올 수 없는 운명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아브라함은 이삭의 질문에 있는 사실 그대로를 밝히지 않았다. 



사진: 사라의 읏음 




사진: 사라의 웃음 (예루살렘 마밀라 거리)


8절을 다시 한번 자세히 들여다 보면 히브리어 본문을 다르게 해석할 수도 있음을 알 수 있다. 


 

1 (노란색 부분): 여호와께서 그를 위해 준비하실 것이다. 

2 (보라색 부분): 번제로 드릴 양은 내 아들이다! 


이렇게 읽는다 하더라도 히브리어 문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 만일 이렇게 읽는다면, 아브라함은 이삭의 질문에 있는 사실 그대로를 말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에 이어지는 말은 "이 둘이 함께 걸어갔다." 이삭은 자신이 번제로 드려질 희생양이라는 것을 아브라함으로부터 들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길을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버지와 함께 그 죽음의 길을 걸어갔다. 이와 같은 해석에 동의하는 고대 시대의 성서 번역본이나 자료들이 있다. 


탈굼 네오피티와 탈굼 파편 (파리 마소라 본문)은 다음과 같이 창 22:8을 해석한다. 

"아브리함이 이삭에게 말했다. 하나님이 번제를 위한 어린 양을 자신을 위하여 준비하실 것이다. 내 아들아 - 그렇지 않다면, 너는 번제를 위한 그 어린 양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둘은 함께 결의에 찬 의도로 함께 걸어갔다."

 

마카비 4서 7:12-14에 보면 이삭의 자발적인 희생을 다음과 같이 기록한다. 

"아버지의 손에 의해서 이삭은 종교의 제의를 위해 죽음의 순간에 자신을 맡겼다는 것을...기억하라" 


위에서 본대로 고대 해석가들은 아브라함이 아들 이삭에게 그의 운명을 모리아 산을 앞에 두고 밝혔고 이삭은 자신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을 받아들였다. 


이에 반해 신약 성서는 다른 각도로 이 이야기를 해석한다. "아브라함은 시험을 받을 때에 믿음으로 이삭을 드렸으니...그가 하나님이 능히 이삭을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리실 줄로 생각한지라..(히 11:17-19). "믿음 장" (the chapter of faith)로 알려진 히브리서 11장에는 성서 인물들의 믿음의 행위들이 나오는데, 그 중 아브라함은 이삭을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실 하나님을 믿었다고 말한다. 




사진: 아브라함의 손을 붙잡는 천사 


위 유대 문헌은 아브라함보다 이삭에 초점을 더 두는듯한 해석을 하였다. 반면 신약 성서는 이삭보다는 아브라함에게 그 중심축을 두는 해석을 하였다. 유대 문헌은 이삭의 순종적인 희생을 강조하였고, 신약성서는 아브라함의 믿음을 강조하였다. 유대 문헌은 아브라함의 답변을 통해 아브라함이 이삭의 운명을 밝힌 것에 관심을 두었지만, 신약 성서에서의 아브라함은 이미 이삭을 번제물로 바칠 믿음의 준비가 되었던 것 이상으로 그 죽게될 이삭을 다시 살리실 하나님에 강조점을 두고 있다. 


*참고문헌 하버드대 유대인 학자가 쓴 구약성경 개론, 제임스 L. 쿠겔. 김구원. 강신일 옮김 202-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