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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없는 작은 예수들

오늘 예루살렘에서 약 15킬로미터 떨어진 에인 마부아에서부터 여리고 헤롯 궁전까지 걸었습니다. 약 6 시간 정도 걸리는 계곡길이었는데, 가면서 예수께서 걸으셨던 그 길을 묵상하였습니다. 아마 한낮 태양빛이 내려쬐는 시간에는 그늘에서 쉬지 않았을까요? 군데 군데 있는 물 웅덩이에서 제자들과 함께 물놀이도 하고요. 예루살렘을 오고 가면서 피곤과 먼지에 쌓인 얼굴을 시원한 물줄기로 씻어내며 한걸음 한걸음 예루살렘을 향해 가셨을 것입니다. 
 

최종 목적지였던 여리고의 헤롯 궁전터에서 만난 아이들입니다. 고대 유적지이지만 아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놀이터네요. 카메라를 들이대지만, 피하지 않고 오히려 웃으면서 포즈를 취해줍니다. 헤롯 궁전터의 목욕탕 난간에서 뛰어 반대편으로 갔더니 다 같이 일어나서 박수도 쳐주고요. 

그런데 신발을 신지 않은, 아니 신발이 없는 작은 예수들입니다. 순간 예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세상의 모든 이들을 다 도울수는 없죠. 그러나 예수께서 "가나한 자들은 항상 너희곁에 있다" 라고 하신 말씀은 손만 벌리면, 그리고 주변을 돌아본다면 언제든지 가까운 곳에서 도움이 필요한 작은 예수들을 찾을 수 있죠. "벗엇을 때에 옷을 입혔고 병들었을 때에 돌아보았고 옥에 갇혔을 때에 와서 보았느니라" 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내 가슴을 요동치게 만듭니다. 

집에 와서 당장 신발장을 살폈습니다. 신지 않고 있는 신발들 몇컬레가 눈에 들어옵니다. 아내에게는 내일 아이들에게 줄 옷을 정리해 놓으라고 했습니다. 다음주에 갈릴리로 가면서 여리고를 들려 그 아이들에게 주려합니다. 가죽옷을 손수 만들어 주신 그 분께서 신발없는 작은 예수들의 부르트고 군살이 박힌 발에 신발 하나를 신겨줄 수 있는 기회를 주신것이 너무나 감사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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