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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리고...시험산 수도원

귀챦이즘과 바쁨병은 호환 마마보다 더 무서운가 봅니다. 이제는 기억조차도 가물 가물한 아내와의 여리고 방문기를 적어보려고 컴퓨터안에서 먼지 쌓인 디지털 사진들을 찾아보았습니다.  사진속에 먼지들을 불어내는 순간, 그때의 기억들이 조금씩 떠오릅니다. 

여리고는 성서속의 사건들중에서 매우 중요한 몇가지 사건들과 관련이 있습니다. 여리고는 민수기 22장 1절을 시작으로 57번 구약에 등장합니다. 신약에서는, 7번 등장합니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성서 사건이라면 여리고 정복과, 눅 10장에 나오는 선한 사마리아인 이야기, 그리고 삭게오 사건등입니다. 다른 사건들도 중요하겠죠. 여리고라는 단어는 히브리어의 "야레아크" 아랍어의 "아리하"로 달(Moon)과 관련이 있어 혹, 가나안 시대 당시에 이 동네 사람들은 달을 신으로 섬겼을 가능성을 추정해 볼 수도 있습니다. 


사진: 유대 광야에 있는  시험산 수도원에서 바라본 여리고 전경입니다. 

왕하 2장 19절 이하에서는 엘리사가 이 동네 사람들을 위해 물을 고쳐주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여리고 사람들 왈..."이 성읍의 위치는 좋으나 (모샤브 하이르 토브) " 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왜 이런 표현을 사용하였을까요? 짧게 말하면, 여리고는 비가 많이 내리는 지역이 아닙니다. 연중 200 미리 정도 내리면 많이 내리는 것이니까요. 대신 해수면 보다 약 250 미터 낮은 곳에 있다보니, 해발 750 고지의 예루살렘과 그 근방에 비가 내리면, 정작 비의 해택을 보는 동네는 여리고입니다. 그러다 보니, "모샤브 하이르 토브" 라는 말을 할만도 하죠...  

이제부터는 여리고 중에서도 시험산 수도원 간결 방문기입니다. 한 여름에 여리고는 기온이 평균 40도 정도 됩니다. 체감 기온은 약 45-6도 정도로 올라가기도 하죠. 그런 와중에 아내와 함께 여리고에 있는 시험한 수도원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보통 성지 순례팀이 오면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갔다가 내려옵니다만 지갑이 워낙 가벼운지라, 아내를 은근 슬쩍 협박(???)해서 수도원까지 걸어 올라갔습니다. 약 15분 정도면 넉근히 올라갈 수 있는 거리입니다. 다행히도 아내가 케이블 카의 유혹을 받지 않고 함께 걸어 올라가 주었습니다. 중간에 업어  달라면 아마 포기했을 것입니다. 

 
수도원 올라갈때 이용당하는 (??) 케이블카  

수도원 정상에 도착하기전에 오른쪽으로 방향을 돌리면 레스토랑과 커피숍이 있습니다. 시험산을 올라가면서 냉커피의 유혹도 있고 케이블카의 유혹도 있지만, 사람이 커피와 케이블카로만 살 수 있는 것이 아닌지라, 오른쪽 눈을 감고 올라갔습니다. 수도원 입구에서 문을 두드리면, 문지기 아저씨가 나옵니다. 친절하게 웃으면서 문을 열어주는 아저씨에 잊어서는 안될 한가지...나오면서 팁을 주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뒤통수가 매우 따갑죠... 

수도원 안쪽에는 동굴이 있습니다. 일명 예수께서 금식하셨다는 동굴입니다. 그 진위 여부와는 상관없이, 시험산에 올라왔으니 그 동굴에 들어가서 기도는 해야 합니다. 늘 인생이 당하기 쉬운 시험들이죠. 떡, 권세, 명예, 그리고 하나님을 조정하려는 교만등을 내려놓는 기도를 드리기에 적당한 곳입니다. 

수도원에서 내려다 보는 여리고는 정말로 환상적입니다. 수도원 반대편 절벽 곳곳에는 동굴들이 있습니다. 한참 수도원 영성 운동이 발전했을 당시에는 약 140개가 넘는 수도원들이 유대 광야에 있었다고 합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시험산 수도원이고요. 그 동굴들속에서 기도하던 수도사들의 영성을 얻고 내려가고 싶지만, 그들의 깊이 있는 영성을 얻기에는 제 생각 주머니가 너무나 큰듯 합니다. 어디 구멍난 곳 없나 믿음의 주머니도 한번 점검해 보고요....그렇게 수도원을 빠져 나왔습니다. 아마 예수께서도 40일 금식을 마치시고, 십자가를 향한 그 험난한 길을 걸어가셨을 것입니다. 

그분의 땀과 눈물, 그리고 하나님을 향한 겸손한 순종의 음성을 들었던 유대 광야의 돌들을 제 가슴에 안고 내려오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가기를 소원해 봅니다. 




이 길을 걸어가는 것입니다. 단 15분이면 충분....
 
 
살려줘 라고 말하는 것인지...아니면 다 올라왔다고 좋아서 손 들고 있는 것인지...
 

수도원내에 있는 동굴에서 기도하는 아내입니다. 
 

수도원의 십자가입니다. 


 수도원 건너편으로 기도 동굴들이 보입니다. 
 

이곳 수도원은 그리스 정교회 소속입니다. 숙소는 있는 것 같은데, 잠을 잘 수는 없다고 하네요..어떻게 이런 절벽에 수도원을 세웠는지 신기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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