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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 Diary

다하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여행은, 우리 인생이 종착점을 향한 "나그네 길"을 가고 있음과 자신의 편협한 생각 주머니에 큰 구멍을 내주고, 겸손 주머니에 통풍구 역할을 한다. "작아지는 자"의 과정에 입학하는 것이리라.... 


아침에 호텔을 빠져나왔다. 그런데 그 블루홀이 무엇인지, 얼마나 아름답기에 블루홀 블루홀 하는지 밀려오는 유혹을 뿌리치기에는 내 손바닥이 너무나 작았다. 그래서 택시 기사 아저씨와 딜을 했다. 20 달러만 더 주면 블루홀을 들렸다가 타바 국경으로 간단다. 왠걸...생각보다 저렴하다. 그래서 바로 블루홀로 향했다. 스킨 스쿠버들의 영원한 무덤으로 알려진 블루홀은 그 깊이만 100 미터에 달한다고 한다. 해변에서 조금만 나가면 바로 100 미터...애구 겁나라... 어릴적 냇가에 가서 멱만 감아도 엄마의 큼지막한 손바닥으로 등짝을 두들겨 맞았던 기억도 생생한지라 100 미터라는 깊이는 감히 덤비기에는 너무나 깊다.



암튼 블루홀로 가는 길은 비포장 도로를 거쳐야만 했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존하기 위해서라는 기사 아저씨의 말을 들으면서...  시민 혁명과 무바라크 정권의 붕괴로 인해 정국이 혼란하였던 시기인지라 블루홀에는 사람들이 그리 많치 않았다. 블루홀이라 불리는 곳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스노쿨링 장비를 빌려서 블루홀로 들어가자 바로 끝이 보이지 않는 심연의 세계가 펼쳐진다. 물론 아래로 내려갈 수는 없다. 그저 물위에 둥둥 떠서 지나다니는 형형 색색의 물고기들과 산호초들을 보는 것이다. 그러나, 그 세계는 상상할 수 없는, 치명적인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또 다른 세계를 보는 것이다. 오지 않았더라면 아마 큰 후회를 하였으리라. 



그렇게 두시간 정도를 바닷속 구경을 했다. 그리고 나서 다시 차를 타고 타바를 향했다. 다하브에서 타바까지는 약 2시간 30분 정도가 걸린다. 다시 돌아오는 광야길은 나그네 인생을 산다는 것을 결코 잊지 마라! 라는 준엄한 목소리로 내 심장을 울린다. 과거 이 광야의 세계속에 살았던, 아니 나그네의 여정을 걸었던 이스라엘 백성들의 걸음이 남긴 발자취는 모래 바람과 함께 사라졌지만, 그들이 남긴 광야 인생 이라는 영적 유산을 가슴에 새기고 타바에 도착하였다. 


이제 이국경을 넘어가면 이스라엘이다. 그리고 예루살렘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다. 일상의 궤도로 다시 돌아가지만, 시내산의 경험은 내 삶의 여정에 중요한 한 점을 찍는 여정이었음을 잊지 아니할 것이다. 그렇게 짧은 3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타바를 넘어 예루살렘으로 돌아왔다. 또 다른 인생 여행을 준비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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