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돔!
이스라엘 성지 순례자들이 방문하는 소돔이라 불리는 땅은 사해 남단에 위치해 있다. 흔히 롯의 아내가 소금 기등으로 알려진 이 흙과 돌이 뒤섞인 기둥은 사실 산지 위쪽에 있던 동굴이 무너지면서 만들어진 기둥일 뿐이지 수천년 동안 그 자리에 서 있는 롯의 처는 아니다 (참조 How Lot's Wife Became a Pillar of Salt," Biblical Archaelogy Review May/June 2009)
사진: 롯의 처의 기동(???)
이 세상에 많은 경전들이 있지만, 성서만의 독특함은 성서속의 인물들의 삶의 히스토리가 특정한 땅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기록한 것이다. 창세기에 등장하는 소돔 사건 역시 성서 저자는 그 소돔의 지리적 특징을 자세하게 알려준다.
창세기 13장을 보자. 13장은 아브라함과 그의 조카 롯이 애굽에서 돌아온 후 그들의 가축을 먹을만한 충분한 초지가 부족하여 헤어지는 장면이 나온다. 당시 아브라함과 롯은 벧엘과 아이 사이에 장막을 치고 있었다. 먼저 선택권을 받은 롯은 그가 있던 자리에서 요단 지역을 바라보았다 (창 13:10).
지리적으로 벧엘은 산지이므로 해수면보다 낮은 곳에 위치해 있는 요단 지역을 바라볼 수 있었다. 아이(Ai)의 정확한 위치는 아직 불분명하다. 그러나, 당시 목축을 하던 목자들은 주로 산지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목양을 했으므로 아이 역시 요단 지역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이었을 것이다. 벧엘과 아이 사이에서 요단 지역을 조망한 롯에 대해 성서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해 준다.
사진: 벧엘
"이에 롯이 눈을 들어 요단 지역을 바라본즉 소알까지 온 당에 물이 넉넉하니 여호와께서 소돔과 고모라를 멸하시기 전이었으므로 여호와의 동산 같고 애굽 땅과 같았더라" (창 13:10).
이 구절에서 성서 저자는 세가지를 알고 있었다.
1. 요단 지역에는 물이 넉넉하였다.
2. 소돔과 고모라는 여호와의 심판을 받아 멸망하였다.
3. 요단 지역은 여호와의 동산같고 애굽 땅 같았다.
실제로 요단 지역은 물이 풍부한 지역이다. 갈릴리에서 흘러 내려 사해 (성서에서는 염해)로 들어가는 물줄기가 있어 강 주변은 늘 초지가 자란다. 요단강이 있는 계곡길을 따라 사해쪽에서 북쪽 갈릴리로 올라가다보면 계곡 안쪽에 있는 요단강 주변에 밭농사가 매우 발달된 현장을 볼 수 있다.
롯은 요단 지역을 여호와의 동산과 애굽 땅과 비교를 하는데, 이 두 지역의 특징은 물이 풍부하다는 것이다. 창 2장 10절 이하에서 저자는 에덴 동산 주변에 흐르는 강줄기를 소개한다. "강이 에덴에서 흘러 나와 동산을 적시고 거기서부터 갈라져 네 근원이 되었으니...비손, 기혼, 힛데겔, 유브라데... 롯이 에덴 동산에 흐르는 네개의 강 명칭을 알았는지는 알 수가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에덴 동산에 물이 풍부하였다는 사실만큼은 그가 알았을 것이다.
사진: 요단강 주변의 키카르
또한 롯은 애굽땅에 흐르는 나일강을 알고 있었다. 롯은 얼마전 애굽 땅을 다녀왔다 (창 12장). 틀림없이 그는 애굽의 중심부를 지나 델타 평야에 물을 공급하는 나일강을 보았을 것이다. 그러하기에 "애굽 땅과 같았더라" 라는 표현을 요단 지역을 바라보면서 하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롯이 최종적으로 정착을 한 소돔. 그리고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멸망한 소돔은 과연 어디일까? 고고학자들은 이에 대해 두 가지 설을 주장한다. 최근 성서 고고학 잡지인 Biblical Archaeology Review (3/4월호)에서, Steven Collins라는 학자는 요단 지역에 있는 소돔을 사해 북단에 있는 텔 엘-함만 (Tell El-Hamman)을 소돔으로 추정하는 글을 기고하였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창 13장 10에 나오는 요단 지역을 영어 성서는 Plain 으로 번역을 하였지만, "지역"의 히브리어인 키카르 (혹은 하 키카르)는 평원이라는 말로도 해석이 가능하지만, 둥근 지역, 마치 음악 Disk와 같은 모양을 뜻하기도 한다고 지적한다.
이 둥근 지역에는 요단강 서편에 있는 여리고, 그리고 요단 동편에 있는 엘 함만, 엘 니므린, 엘 카파린 등이 포함되는데, 저자의 말대로 이 지역들은 주변의 다른 지역들보다 물이 풍부한 지역들이다. 게다가 베델과 아이 사이에 장막을 치고 있었던 롯이 실제적으로 육안으로 바라볼 수 있는 지역이 되기도 한다.
사진: 여리고 지역
스티브 콜린스는 텔 엘-함만의 고대 유적 발굴에 대한 자세한 소개를 하는데, 이 지역은 구석시 시대부터 청동기 시대까지 매우 발달된 도시 형태의 유적들이 남아 있다. 특별히 중기 청동시 시대의 흔적에는 불에 타서 파괴된 흔적들이 남아 있기도 하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Where is Sodom? Mar/Apr 2013, Biblical Archaeology Review, 2013)
또 다른 주장은 사해 남단을 주장하기도 한다. William F. Albright와 브렌 우드 등이 주장하는 것인데, 성서 택스트의 내용, 즉 창 13:12에 나오는 "롯은 그 지역의 도시들에 머무르며 그 장막을 옮겨 소돔까지 이르렀더라" 라는 표현에서 나오는 것처럼 롯이 남쪽으로 이동해서 정착했을 가능성이 있는 구절. 그리고 사해 남단 (요단 동편)에서 발굴된 현장들 중에는 불에 탄 도시의 흔적들이 있다는 것을 근거로 사해 남단을 주장하기도 한다.
아브라함과 롯이 살았던 시대로부터 약 2천년 후 예수께서는 회개치 아니하는 가버나옴, 벳세다, 그리고 고라신의 백성들을 향해서 "너희에게 이르노니 심판 날에 소돔 땅이 너보다 견디기 쉬우리라" (마 11:24) 라는 책망을 하신다. 예수께서도 소돔이 역사적으로 실재하였던 도시였으며, 그 도시가 멸망받았다는 것을 알고 계셨다.
아브라함이 여호와께 소돔 지역을 위해 중보할때, 의인 열명이 있다면 그 죄악으로 관영하던 도시가 멸망을 당하지 않게 될 것이라는 여호와의 약속을 받았다. 그러나, 의인 열명이 없었다. 그리고 소돔은 그 위치를 정확하게 알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되어 사라져 버렸다.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소돔 이상의 죄악으로 관영한 시대이다. 하나님의 인자하심과 용납하심과 길이 참으심의 풍성함을 멸시하는 시대이다 (롬 2:4). 과거의 역사는 미래를 보는 거울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세상이 점점 타락의 길을 걸어가고, 죄악을 즐기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죄악과 타락의 수위가 올라가는 것은 늘 있어왔던 일이고 그 타락의 속도는 브레이크가 고장난 자동차처럼 빨라질 것이다.
세상의 죄악과 타락의 정도에 대한 믿는 그리스도인들의 느낌, 반응이 점점 무디어져 가고 있는 시대가 바로 우리가 살고 이 시대의 현실이다. 이제는 우리 주변에서 보고 듣는 죄악이 우리 삶의 일부분이 된 것처럼 여겨지고 있다. 죄악이 자연스러운 시대이다. 타락하는 세상을 향해, 죄악이 관영한 이 시대를 향한 눈물샘이 막혀가고 있다. 과거 목숨을 걸고 회개를 외쳤던, 선지자의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다.
소돔가운데 함께 묻혀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이 들어야 할 예수의 기도가 있다.
"다만 악에 빠지지 않게 보전하시기를 위함이니이다. 내가 세상에 속하지 아니함 같이 그들도 세상에 속하지 아니하였사옵나이다. 그들을 진리로 거룩하게 하옵소서" (요 17: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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