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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리고로 내려가는 길

어떤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내려가다가 (눅 10:30) 


성서 시대 당시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내려가는 길, 반대로 여리고에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는 길은 매우 위험한 길이었다. 여리고에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는 길을 히브리어로 "마알레 아둠밈" (아둠밈 비탈길 - 수 15:7) 이라고 한다. 마알레 라는 뜻은 "올라간다" 라는 의미가 있고 아둠밈은 "붉다" 라는 의미가 있다. 따라서 마알레 아둠밈은 붉은 비탈길로 해석할 수 있다. 성서 이야기속에 마알레 아둠밈은 중요한 몇가지 사건에 등장한다. 


기브온 족속은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백성을 속이고 스스로 종이 되었다. 이들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주둔하고 있던 길갈에서 불과 사흘 길 떨어진 예루살렘 북서쪽에 살고 있었다 (수 9:16). 성서에 직접 언급되지는 않지만 기브온 땅을 출발한 사신들은 마알레 아둠밈을 거쳐서 길갈에 도착하였다. 반대로 기브온 주민을 예루살렘의 5개 부족국가로부터 구원하기 위해 전쟁에 나섰던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백성들 역시 마알레 아둠밈을 거쳐서 예루살렘 방향으로 진격해 갔다 (수 10장). 




사진: 파란색 - 요단 동편 - 여리고 - 와디 켈트 - 마알레 아둠밈 - 예루살렘으로 가는 고대 길. 주황색 - 현재 이용하는 도로 (예루살렘 - 여리고), 검은 점 - 여인숙 (선한 사마리아인의 여인숙). 마알레 아둠밈 길은 여인숙에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는 길을 말함. 


마알레 아둠밈은 유다 지파와 베냐민 지파의 경계선이 되는 산 비탈이었다. (수 15:7) 또한 다윗은 쿠데타를 일으킨 자신의 아들 압살롬을 피해서 모압 땅으로 도망을 갈때 역시 마알레 아둠밈을 거쳐서 여리고 방향으로 내려가 요단을 건너갔다. 


"다윗이 감람 산 길로 올라갈 때에 그의 머리를 그가 가리고 맨발로 울며 가고 그의 머리를 그가 가리고 맨발로 울며 가고...(삼하 15:30). 


기원전 586년 바벨론에 의해 예루살렘 성이 멸망을 당할 당시의 왕이었던 시드기야는 성안에 양식이 다 떨어지고 느브갓네살의 공격으로 인해 성이 무너질 위기에 처하자 왕의 동산 곁문 길을 따라 여리고 평지로 도망을 갔다가 바벨론 군사들에 의해 붙잡히게 되는데 그 역시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내려가는 길인 마알레 아둠밈 길을 따라 내려갔다. (왕하 25:1-5). 









사진: 벳바게 마을 -멀리 유대 광야가 보입니다. 


신약성서에 등장하는 유명한 "선한 사마리아인" 이야기에도 마알레 아둠밈은 등장한다. 물론 직접적으로 누가는 마알레 아둠밈 길을 알려주지는 않지만 당시 예루살렘과 여리고를 오고 갈 수 있는 가장 짧은 길은 마알레 아둠밈을 거쳐가는 것이었다. 


예수께서는 율법 교사에게 진정한 이웃이 누구인가, 그리고 아는 것과 생활속에서 그 아는 것을 몸으로 실천하는 것을 가르치기 위해 예루살렘에서 마알레 아둠밈 길을 따라 내려가던 강도 만난 사람 이야기를 해 준다. 


예수 시대 당시 마알레 아둠밈 (붉은 비탈길)은 다른 말로 "피로 가득한 길" 혹은 "피의 밭"으로 불렸다. 현실 속에서 일어날 수 없는 상상속의 공포 영화 제목같겠지만 당시 마알레 아둠밈 길은 그 이름답게, 그 길을 오고 가는 상인들과 순례자들에게는 극도로 위험한 길이었다. 로마 정부의 압제속에 세금을 내지 못하던 사람들이 마알레 아둠밈 길 주변에서 떠돌이 생활을 하다가 오고 가는 사람들의 물건을 강탈하고 심지어 생명을 빼앗는 일들이 있었다. 비쟌틴 시대에는 마알레 아둠밈 (붉은 비탈길) 길에 수비대를 두고 성지 순례자들을 보호해야 할 정도였다. 


성서 시대 당시와 비쟌틴 시대에는 예루살렘과 여리고를 오고가는 마알레 아둠밈길 중간에는 여인숙이 있었다. 흔히 선한 사마리아인의 여인숙으로 알려진 이 여인숙은 눅 10장에 등장하기도 한다. 이 여인숙은 예루살렘과 여리고의 중간 지점에 있어 순례자들과 상인들이 오고 가면서 하룻밤을 쉬어 갈 수가 있었다. 해가 질무렵 예루살렘을 향해 올라간다든지, 여리고로 내려가는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었기에 당시 사람들은 이 여인숙을 많이 애용하였다. 


사람들은 여리고로 내려갈때 계곡 길을 이용하였다. 와디 켈트로 이름 붙여진 계곡길 안쪽에는 예루살렘에서 시작되어 여리고 방향으로 흘러 내려가는 물줄기가 일내 내내 흘렀고 순례자들과 상인들은 시원한 물을 공급 받을 수 있는 와디 켈트 계곡길을 따라 여리고로 내려같다. 반대로 여인숙에 도착하여 하룻밤을 머문 후에는 산지길을 따라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갔다. 예루살렘 성전은 올리브 산 너머에 있다. 따라서 순례자들은 올리브 산 동편에 있는 베다니와 벳바게를 거쳐서 올리브 산 정상에 도착한다. 그 산 정상에서 화려한 성전을 내려다 보았을 것이다. 




사진: 와디 켈트를 따라 흐르는 물줄기


무사히 그 험악하고 위험한 마알레 아둠밈 길을 무사히 빠져나와 그들은 올리브 산 정상에 선 것이다. 그리고 성전을 보면서 그들은 감사의 기도를 드렸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내려가는 도중에, 혹은 올라가는 도중에 원치 아니하는 강도를 만나 생명을 잃거나, 그들의 귀중품을 강탈당하였을 것이다. 


성서는 매우 실제적인 자비를 베푸는 삶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명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매 삼년 끝에 그 해 소산의 십분의 일을 성읍에 저축하여 그 성읍내에 살고 있는 분깃이나 기업이 없는 레위인과 성중에 거류하는 객, 고아, 과부를 구제하는 것이었다. 


분깃이나 기업이 없었던 제사장과 레위인은 백성들이 베푸는 자비의 구제를 통해 그들의 생활을 유지하였다. 그런 의미에서 볼때 강도 만난 자를 돕지 않았던 그들은 레 19:34


"너희와 함께 있는 거류민을 너희 중에서 낳은 자 같이 여기며 자기 같이 사랑하라 너희도 애굽 땅에서 거류민이 되었었느니랴" 라는 말씀을 망각하며 살았다. 










사진: 광야의 길 - 예수께서는 바로 이런 길을 따라 예루살렘을 향해 올라가셨다. 



사진: 올리브 산 동편에 있는 아랍 마을 





사진: 여리고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