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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wish tradition & Yeshua

쯔다카의 정신

            

            최근 중국에서 사역하는 친구 선교사로부터 신명기 26장에 나오는 셋째 해 곧 십일조를 드리는 해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다는 메일을 받았다. 전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본문이었는데, 친구의 메일을 받고 유심히 살펴 보니 매우 흥미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성서 시대 당시 유대인들은 매해마다 바치는 십일조가 있었다. 그와 함께 3년 주기로 바치는 십일조가 있었는데, 이 십일조의 해택을 받는 대상은 레위인, 성중에 거류하는 객과 고아와 과부들이었다. ( 14:29 참조). 신명기 26 12, 13절에서는 그것을 레위인과 객과 고아와 과부에게 주어 네 성읍안에서 먹고 배부르게 하라라는 명령이 있다. 3년 주기의 십일조는 매해마다 드리는 일반적인 십일조와는 전혀 다른 성격의 십일조이다. 즉 구제의 십일조이다. 이 밖에도 성서는 가난한 사람들을 돕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 사항들을 명한다. 예를 들면, 품군의 품삯을 반드시 당일 날 줄것, 과부의 옷을 전당 잡지 말것, 밭의 곡식을 벨때 나그네와 고아와 과부를 위하여 남겨 둘것, 올리브와 포도를 추수할 때 밭의 한쪽을 가난한 자들을 위해 남겨 둘것 등등을 명령한다. 


          성서의 가르침이 현실 세계속에서 항상 그 힘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 성서의 명령과 함께 전통적인 쯔다카 (구제 혹은 기부)의 실천 의무에도 불구하고 현재 이스라엘 사회는 가난한 자들로 넘쳐 난다. 전 국민( 7,569,000)중 약 22-3%가 빈곤층 (하루 생활비가 $7.3 이하인 경우)에 속한다. 좀더 구체적으로, 지난 12월 중순경에 하아레쯔 인터넷판 신문이 실린 기사에 의하면 1,770,000명의 이스라엘 시민들이 매일마다 끼니 걱정을 하며 살아간다고 한다. 이중 대부분은 하레딤이라고 불리는 초정통 유대인들 (Ultra Orthodox Jews)과 아랍계 이스라엘 사람들이 빈곤층에 속한다. 한 정부 기관의 보고에 따르면 24% ( 300,000)의 아랍계 이스라엘 사람들과 40% ( 200,000)의 하레딤들이 정부 보조금을 받아가며  최저 생활을 하고 있다


           특히 850,000명이나 되는 아이들이 가난에 허덕이고 있다는 것은 가히 충격적이다. 이중 생존을 위해 길거리에서 구걸하는 아이들이 전국적으로 4만명이 넘고, 7만명의 아이들은 먹거리를 훔치고 있으며 빵 한조각으로 끼니를 때우는 아이들이 근 50%를 넘는다고 한다. 다섯명 중 한 아이는 일주일에 하루 정도를 따끈 따끈한 저녁 식사를 못한채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잠자리에 든다. 텔레비전에서는 빈곤층 아이들을 돕기 위한 쯔다카 광고를 한다. 가끔 아랍 아이들이 길거리에 있는 커다란 쓰레기 통속으로 들어가서 먹을 것이나, 쓸만한 물건 혹은 공병을 찾는 것을 보기도 한다. 큰 사거리에서는 차의 유리창을 닦고 돈을 요구하는 아이들과, 어린 젖먹이를 안고 구걸을 하는 사람들도 쉽게 볼 수 있다


            이런 현실속에서 그나마 쯔다카는 가나한 사람들의 숨통을 열게 하는 작은 산소 마스크 역할을 한다. 작년 9월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갖 중학교에 입학한 딸의 등록금 청구서를 보니 쯔다카 20 세겔 ( 7 천원) 이라는 기부금 내역이 있었다. 이스라엘에서는 쯔다카가 매우 자연스러운 생활의 일부이다. 아이들은 같은 반 친구들 중 생활이 어려운 학생을 돕기 위한 쯔다카를 모금하기 위해 집들을 방문한다. 학생들이 모금한 쯔다카는 선생님에게 전달되고 선생님은 학생들 중 생활이 어려운 아이에게 모금된 쯔다카를 전달한다. 그러나 누구에게 그 쯔다카가  전달되는지는 비밀로 한다. 국가에서 주는 생활 보조금을 받아가며 살아가는 종교인들 중에는 길거리에서 혹은 집을 방문하여 쯔다카를 받아서 부족한 생활비를 충당하기도 한다. 종교인들이 살고 있는 마을 곳곳에는 쯔다카 라고 적힌 글귀와 함께 기부금을 넣을 수 있는 작은 함이 건물 벽면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슈퍼마켓 입구에는 가난한 사람들을 돕기 위한 상자가 놓여 있다. 슈퍼마켓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물건을 구입한 후 자원하여 일부를 그 구제 상자에 넣는다.  


           사실, 쯔다카는 기부혹은 구제로 번역하지만 원래 의미는 전혀 다르다.  쯔다카의 원 의미는 의로움, 정의 혹은 공평을 뜻한다. 유대교에서는 가난한 사람에게 구제하는 것을 단순히 자비롭거나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사람만이 하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 쯔다카의 정신에 의하면 가난한 자를 돕는것은 모든 사람이 당연히 실천해야 할 의무이다전통적으로 율법을 준수하는 유대인들 중 대부분은 수입의 10%를 가난한 자들을 구제하기 위해 기부를 한다. 또한 결혼식 때 신랑과 신부는 쯔다카를 실천한다. 유월절에는 이웃에 살고 있는 가난한 사람들을 초청하여 식사를 하고 부림절이라는 절기 때도 가난한 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도록 권장한다. 13세기경 유대 철학자이자 랍비였던 마이몬니데스 (혹은 람반으로 불리기도 한다) 8가지 단계의 기부금을 내는 방법을 제시한다. 그중 최고의 기부 방법은 가난한 사람이 자립할 수 있도록 일자리를 제공하거나 물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수준 낮은 기부는 전혀 마음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기부금을 내는 경우이다


         유대교에서의 쯔다카가 가난한 자들과 더불어 사는 삶의 방법을 제시한다면 성서는 쯔다카의 정신에 가난한 자들을 돕는 것 이상의 의미를 부여한다. 성서에 의하면, 인자가 모든 인류를 심판할 때의 기준은 가난한 자들에게 얼마나 손을 내밀었는가? 이다. 예수께서는 가난한 자들이 항상 우리곁에 있다고 말씀하신다. 아직 이름 없이 도울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 베풀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것. 이 얼마나 다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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