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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ble Story

왜 아히도벨은 다윗을 배신하였는가?

ועצת אחיתפל אשר יעץ בימים ההם כאשר ישאל־ בדבר האלהים כן כל־עצת אחיתפל גם־לדוד גם לאבשלם


그 때에 아히도벨이 베푸는 계락은 사람이 하나님께 물어서 받은 말씀과 같은 것이라 아히도벨의 모든 계략은 다윗에게나 압살롬에게나 그와 같이 여겨졌더라 (삼하 16:23)


아히도벨은 다윗에게 충성을 다하였던 모사였다 (삼하 15:12; 대상 27:33-34). 위 성서 구절에 의하면 아히도벨이 베푸는 계략은 하나님의 말씀과 같은 것으로 여겨졌을 정도니 다윗이 그를 얼마나 신뢰하였는지를 알 수가 있다. 그런데 왜 아히도벨은 쿠데타를 일으킨 왕의 아들 압살롬편에 섰을까? 삼하 15:12에 의하면 압살롬이 쿠데타를 일으켰을 당시 다윗이 모사였던 아히도벨이 힘을 실어 주었고 그 덕분에 많은 백성들이 압살롬을 지지하였다고 나온다. 


다윗이 압살롬을 피해 머리채를 풀어헤치고 맨발로 기드론 골짜기를 지나 모압 땅을 향해 도망할때, 어떤 사람이 아히도벨의 배신을 전하였을 때 다윗은 그 즉시 하나님께 기도를 드린다: 여호와여 원하옵건대 아히도벨의 모략을 어리석게 하옵소서 (삼하 15:31). 다윗은 아렉 사람 후새를 압살롬에게 보내어 아히도벨의 모략을 방해하도록 한다. 실제로 아히도벨과 후새는 각각 다른 모략을 압살롬에게 말하게 되는데 압살롬은 아히도벨이 아닌 후사의 모략을 선택한다: 


압살롬과 온 이스라엘 사람들이 이르되 아렉 사람 후새의 계략은 아히도벨의 계략보다 낫다 하니 이는 여호와께서 압살롬에게 화를 내리려 하사 아히도벨의 좋은 계략을 물리치라고 명하셨음이니라 (삼하 17:14). 


위 성서 구절에 의하면 분명 아히도벨의 후새보다 더 좋은 계략을 갖고 있었지만 압살롬의 어리석은 선택 그리고 그 뒷배경에는 하나님의 결정이 있었기에 결국 아히도벨의 좋은 계략은 물거품이 되고 만 것이다. 


아히도벨은 자신의 계략이 수용되지 않자 예루살렘에서 약 5-6킬로미터 떨어진 자신의 고향 길로로 가서 목매어 자살을 하고 만다. 그럼 왜 다윗의 충신이자 뛰어난 모사였던 아히도벨은 다윗을 배신하였을뿐 아니라 다윗을 죽이기 위해 계략을 폈을까? 


아히도벨이 배신을 한 그 이유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그의 가족 관계를 이해해야 한다. 삼하 11:3과 23:34를 통해 아히도벨의 가족 관계를 엿볼 수 있다. 


"다윗이 사람을 보내 그 여인(밧세바)을 알아보게 하였더니 그가 아뢰되 그는 엘리암의 딸이요 헷 사람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가 아니니이까 하니"


"마아가 사람의 손자 아히스배의 아들 엘리벨렛과 길로 사람 아히도벨의 아들 엘리암과"


위 두 구절에 중요한 세 인물이 나온다. 아히도벨은 엘리암의 아버지이며, 엘리암은 밧세바의 아버지이다. 즉 아히도벨은 밧세바의 친 할아버지이다. 이제 아히도벨의 배신 이유를 알 수가 있다


다윗은 밧세바와 간음죄를 범하였고, 그것을 덮기 위해 밧세바의 남편 헷 사람 우리아를 죽였다. 그리고는 밧세바를 궁으로 불러들여 왕비로 삼았다. 과연 아히도벨이 다윗이 숨어서 범한 이 범죄를 알지 못하였을까? 이에 대해서는 별도로 살펴봐야 할 것이다. (Perry, Menahem 과 Sternberg 가 함께 쓴  "The King through Ironic Eyes: Biblcal and the Literary reading process" Poetics Today, vol 7:2 (1986): 275-322 에서는 다윗의 범죄를 우리야가 알았을 가능성을 주장한다. 특히 삼하 11:11에서 우리야는 다윗을 주 (아도니)라 부르지 않고 다윗의 부하인 요압에게 "내 주 요압" 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고, 그가 왕궁의 보초병들과 함께 묶었던 것을 통해 적어도 다윗과 밧세바의 사건은 다윗이 숨길 수 있는 은밀한 일이 아니라, 다윗 주변 인물들도 그 사건에 연계되어 있고 알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아히도벨 입장에서 볼때는 다윗은 가정 파괴범이었다. 자신의 사위를 죽이고 손녀 딸과 결혼을 하였다. 그러하기에 아히도벨은 자신의 가정을 파괴한 다윗을 원수처럼 여겼을 것이고 압살롬의 쿠데타를 빌미삼아 다윗을 제거하려고 한 것이다. 더불어서 압살롬에게 다윗의 후궁들과 백주대낮에 백성들이 보는 앞에서 동침하도록 부추기기도 하였다 (삼하 16:21). 이런 아히도벨의 모략은 다윗을 향한 하나님의 징계들중 하나이기도 하다 (삼하 12:11-12). 


한편 유대 전승은 전혀 다른 각도로 이를 해석한다. 유대 랍비들은 성서 인물들중 발람과 아히도벨 두명을 최고의 모략가로 인정하였다. 그 중 아히도벨이 다윗을 배신한 이유로, 랍비들은 아히도벨이 다윗을 몰아내고 왕좌에 앉기 위해 압살롬을 이용하려 하였으나, 그 계획이 무산되어 자살을 한 것으로 이해한다. 




사진: 성서 시대의 연자멧돌: 한 소자를 실족시키느니 차라리 멧돌을 그 목에 걸고....


때로 성서 이야기는 아이러니한 부분들이 있다. 범죄자는 다윗이었지만, 다윗의 범죄는 그 자신뿐 아니라 다른 인물들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 아히도벨도 다윗의 범죄로 인해 배신과 자살을 한 인물이 되었다. 충신이었던 아히도벨이 다윗을 배신하고 그를 죽이려 하였던 것에 대해서는 성서 구절들을 통해 그 뒷배경을 알 수가 있다. 그러나, 다윗의 범죄가 미친 악영향을 볼때, 죄의 전염성과 악한 파장이 얼마나 큰지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참고 Ahithophel The Gilonite, Encyclopaedia, Ed. Michael Berenbaum and Fred Skolnik. Vol. 1. 2nd ed. Detroit: Macmillan Reference USA, 2007. p5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