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리아인의 뿌리 - 유대인인가, 아니면 이방인인가?

사진: 성전산입니다. 멀리 올리브 산 정상에 있는 승천 교회 (러시아 정교회)가 보입니다. 

사마리아인에 대한 대표적인 성서 구절이 있다면 바로 눅 10:25-37에 등장하는 "선한 사마리아인" 이야기일 것이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제사장과 레위인은 강도 만난 자를 피해 지나쳐 갔지만, 한 사마리아인은 그 사람을 응급치료를 해 줄뿐 아니라 주막에까지 데리고 가서 주인에게 치료를 부탁한다. 당시 사마리아인들은 유대인들과 관계가 매우 좋지 않는 상황이었으므로 이 이야기에 사마리아 사람이 등장하는 것은 매우 파격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요한복음에는 또 다른 잘 알려진 사마리아인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요 4장에는 예수께서 사마리아 수가성에 있는 야곱의 우물곁에서 한 사마리아 여인과 대화를 나누시는 장면이 나온다. "당신은 유대인으로서 어찌하여 사미리아 여자 나에게 물을 달라 하나이까" (요 4:9). 예수께서는 그녀에게 자신이 메시야 되심을 알리고 (4:25-26). 대화중 여인은 자신들은 조상때로부터 그리심 산에서 예배를 드리지만 유대인인들은 예루살렘에서 예배를 드려야 한다 (20절)는 말을 통해 진정한 성전이 있어야 할 곳이 어디인가 라는 문제를 제기한다. 

한때 사마리아에는 사마리아인들의 성전이 있었다. 하지만 그 성전은 하스모니안 왕조의 요한 히르카누스 (주전 2세기)에 의해 파괴가 되었고 예수 시대에는 재건되지 못한 상태로 있었다. 

1984년부터 고고학자들은 사마리아인들의 역사의 흔적을 찾아 그리심 산을 발굴하기 시작하였다. 요한 히르카누스가 사마리아 성전을 파괴하기 이전 대략 만명 정도의 사미라아인들이 그 산을 중심으로 살았었다. 사마리아인과 유대인 사이의 적대적 관계는 위에 나오는 두 성서 구절들 (눅 10 & 요 4장)을 통해 잘 알 수 있지만, 두 세력은 모세 오경을 거룩한 책으로 간주하고 있는 공통점이 있다. 물론 유대인의 맛소라 택스트와 사마리아 오경 사이에는 다양한 차이점들, 특히 "성스러운 산" (유대인은 예루살렘, 사마리아인은 그리심 산), 을 보이고 있다. 

왕하 17장에는 앗수르가 북 이스라엘을 점령한 후 앗수르의 거주민들을 사마리아 성으로 이주시킨 이야기가 나온다. 어쩌면 이것이 사마리아인들의 기원이 될 수도 있다. 오늘날까지도 일부 학자들은 사마리아인의 기원을 왕하 17장을 근거로 주장한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 의하면 다른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어쩌면, 사마리아인의 기원은 이방 세력의 유입과 관련이 없을 수도 있다. 사마리아인들의 성서 (사마리아 오경), 그들의 제의, 전통 이 모든것은 유대교와 너무나 흡사하다. 

짧게 말해, 사마리아인은 반-이방인 (Semipagan)이 아닌 유대교의 한 분파로 대략 주전 2세기에서 1세기 사이에 등장한 하나의 파생된 분파일 가능성이 있다. (어떤 학자들은 이보다 좀더 앞선 시기를 주장한다) 사마리아 오경 택스트의 특징들, 정서법, 그리고 종교적 제의 행사들을 보면 유대인과 사마리아인 사이의 분리가 일정 시기때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마도, 사마리아인의 절기 행사 내용을 살펴보면 유대교와의 차이점이 있는지를 분명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사마리아인의 절기중, 유월절을 살펴 보도록 하자. 사마리아인의 유월절은, 사마리아인의 월력에 기준하여 출 12장에서 말하는 첫달 14일째 되는 날 절기 행사를 갖는다. 이들은 선택된 양들을 그리심 산의 제단터로 가져온다. 양의 마리수는 사마리아 공동체의 인원수에 비례하도록 정한다. 성서는. "너희는 이스라엘 회중에게 고하여 이르라 이 달 열흘에 너희 매인이 어린 양을 취할지니 각 가족대로 그 식구를 위하여 어린 양을 취하되 그 어린 양에 대하여 식구가 너무 적으면 그 집의 이웃과 함께 수를 따라서 하나를 취하며 각 사람의 식량을 따라서 너희 어린 양을 계산할 것이며 (출 12:3-4) 라고 규정한다. 

사마리아인들의 유월절 행사 내용을 살펴보면, 오후에 양을 구울 수 있는 구덩이에 불을 지핀다. 그리고 해가 지기 바로 직전에 대제사장과 공동체의 고위 성직자들이 모인 후에 기도가 시작된다. 해가 질때, 양들은 제단 근처에서 죽임을 당하고 그 희생양들의 가죽을 벗긴다. 초기의 사마리아인들은 출 12:7에서 언급한 대로 양의 피를 문설주에 바르고, 집안에서 그 양의 고기를 먹도록 한 규정을 지켜왔으나, 오늘날에는 양의 피를 어린 아이들의 이마에 바른다. 그런 후에, 양의 내장을 빼 내서 씻고 고기는 소금을 뿌려서 피를 빼낸다.약 두시간 동안 양을 구운 후에 자정 쯤 하여 그 고기를 희생 제사와 쓴 나물 그리고 무교병을 함께 제단 근처 혹은 집에서 먹는다. 먹고 남은 것은 불에 태운다." 아침까지 남겨 두지 말며 아침까지 남은 것은 곧 소화하라" (출 12:10), 유대인들과는 달리, 사마리아인들은 페삭 세데르 (유월절 식사와 관련된 의식., 출애굽과 관련된 성서 이야기와 기도서을 읽는 시간)을 행하지 않는다. 다른 사마리아 절기 의식에서도, 이방의 영향을 받지 않은 유대인의 절기와 동일한 절기들을 지키고 있다. 

사진: 예루살렘 구도시의 기독교 구역에 있는 유스호스텔 옥상에서 찍은 것입니다. 태양열판, 보일러 통, 물 저장 탱크, 접시 안테나 등등....

사마리아인들도 유대인들처럼 회당 예배를 드린다. 사마리아인들은 회당에 들어가기 전, 먼저 신발을 벗는다. (무슬림들도 사원 안에서는 신발을 벗는다). 회당 안에는 앉을 수 있는 의자가 없으며 바닥은 카페트가 깔려 있다. 사마리아인들의 기도 방향은 그리심 산을 향해 기도를 한다. (유대인들은 예루살렘의 성전이 있었던 방향을 향해 기도한다). 레 23:24에 나오는 제 일곱번째 달의 첫날을 사마리아인들은 새해의 첫날로 지킨다. 

유대인들은 새해 첫날과 대속죄일때 나팔을 불지만 사마리아인들은 나팔을 불지 않는다. 왜냐하면, 사마리아인들은 나팔을 부는 의식은 성전에서 행하는 것으로, 성전이 파괴된 이후부터는 더 이상 나팔을 불지 않는다. 대속죄일은 사마리아인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절기로, 하루 종일 기도와 금식을 행한다. 하지만 모든 이들이 회당에 24시간동안 머물지는 않으며, 일부는 집에 가서 몇시간 동안 잠을 자고 회당으로 돌아오기도 하고 다른 이들은 기도 시간 사이 사이에 잠을 청하기도 한다. 

초막절 절기때 사마리아인들은 집안에 초막을 만들었다 (유대인들은 집밖에 초막을 만든다). 그 이유는 역사적으로 핍박을 당해 왔기 때문이다. 오늘날에는 초막을 집밖에 만들며, 지붕에는 종려나무 가지를 올려 놓고 초막 안에는 각종 과일로 장식을 한다. 이는 유대인의 초막과 동일한 것이다 (레 23:39-43). 

이상 살펴본 바에 의하면, 사마리아인의 절기 의식은 유대교의 분파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 최근 학자들은 사마리아인들이 유대교로부터 떨어져 나온 시기를 주전 2-1세기 경으로 보고 있다. 물론 그 이전에도 이스라엘 땅에는 각 지파들 사이의 긴장 관계, 특히 남 유다와 북 이스라엘 사이의 긴장 관계가 늘 존재했었다. 그 와중에 요한 히르카누스가 주전 2세기말경 사마리아 성전을 파괴시킨 사건, 그리고 사마리아 오경 문제가 직접적으로 사마리아인들을 유대교로부터 떨어져 나오게 만든 원인을 제공하였을 것으로 본다.  따라서 사마라인은들은 주후 70년 로마에 의해 에루삶렘 성전이 파괴되기 이전까지 유대교에 뿌리를 둔 한 분파로 존재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점진적으로 사마리아인들은 자신들만의 색체를 발전시켰다. 

Reference for this article:

Pummer, Reinhard. “The Samaritans.” Bible Review, Oct 1991, 22-29, 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