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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 Diary

개 목도리???



베란다에 나와서 옆집을 봤는데, 글쎄 개가 목에 뭔가 이상한 것을 걸고 있는 것입니다. 처음엔 뭔가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자세히 보니 개 목도리 같더군요. 집안 청소한다고 개를 베란다에 내보내면서 주인이 추울까봐 목도리를 해 준것이라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그 개 주인은 맹인입니다. 그 개가 길잡이 역할을 해주죠. 한번은 길을 가는데 저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A4를 갖고 와서 프린트가 잘되었는지 확인좀 해달라고요. 프린터가 문제가 있어 확인차 출력을 해봤답니다. 근데, 그 사람이 이렇게 물었습니다. 너 무슨 언어하냐? 영어, 히브리어, 러시아어...??? 사실 깜짝 놀랐죠. 이스라엘엔 러시아계 이민자들이 많아서 러시아어야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영어까지 유창하게 하더군요. 이보다 더 놀란 사실은, 가끔 옆집에서 들리는 아름다운 피아노 소리의 주인공이 바로 그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다시 개 목도리로 돌아가서, 흔히 이스라엘 하면 중동에 속해 있으니까 춥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제가 살고 있는 예루살렘은 영하로 기온이 떨어지지는 않지만 워낙 고산 지대 (대락 750미터 산지)라서 바람이 거세고 체감 온도는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춥죠. 게다가 난방도 잘 안되고요. 

성서에도 예루살렘이 얼마나 추웠는지를 알려주는 힌트가 있답니다. 렘 36장 22절에 보면 "그 때는 아홉째 달이라 왕이 겨울 공전에 앉았고 그 앞에는 불 피운 화로가 있더라" 여기서 아홉째 달이란, 유월절쯤 (4월)을 새해의 첫 시작으로 본다면 대락 12월에서 1월로 넘어가는 달이 되겠죠. 추울만도 하죠. 

헤롯은 예루살렘의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여리고에 겨울 궁전을 만들고 겨울철을 보내기까지 했으니, 예루살렘의 추위가 그리 쉽게 볼 것은 아닌것 같습니다. 암튼 올해 혹시 눈이 올려나 했는데 눈소식을 기대할 수가 없겠내요. 이제는 3월도 되고 했으니 추위가 누그러들고 따뜻한 여름이 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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