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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 Diary

선물



오늘 한 제자로부터 선물을 받았습니다. 몇일전 전화 통화를 했었는데, 지난 9월에 소포를 보냈는데, 아직 못받았냐고 하더군요. 애구 경제 사정도 뻔히 안 좋은 것을 알고 있는데 이렇게 귀한 선물을 보내주다니 너무나 너무나 감사할 뿐입니다. 



우체국에 들려서 한 20분정도를 기다렸다가 큼지막한 상자 하나를 받았습니다. 무게가 17킬로나 나갑니다. 이렇게 무거운 것을 집에서 우체국까지 어떻게 옮겼을까요. 집에 와서 선물 포장을 뜯기 전에 먼저 찰칵하고 사진 한장을 찍었습니다. 정말로, 정말로 간만에 받아보는 택배입니다. 



포장을 뜯고 나니, 맨 먼저 보이는 것이 반가운 김과 일회용 커피입니다. 커피가 여기 저기 촘촘하게 박혀 있네요. 그리고 한쪽에 예쁘게 포장된 책이 보입니다. 제목은 "히말라야 도서관" 첫 페이지를 펴자, "떠나지 않겠노라던 당신은 지금 여기 없네 영원히, 이를 수 없는 언젠가, 지나쳐 버리는 여기에, 나는 살아가고 있네" 녀석 철학과를 다니더니 상당히 철학적인 표현으로 꼬끝을 찡하게 만듭니다. 

김과 커피 아래쪽에 숨겨져 있던 라면과 우동 그리고 냉면이 보입니다. 우동을 보면 전 웃음이 나옵니다. 제 작년, 그리고 올해 한국에 다녀 왔을때 지금은 교회 전도사가 된 제자와 함께 편의점에서 먹었던 우동이 너무나 맛있어서 그냥 웃고 말았던 기억때문이죠. 사실 오늘 아내가 학교에서 먹으라고 빵을 싸주었는데, 빵 대신 웃음 우동 한그릇으로 화려한 점심을 먹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지난 4월에 한국 다녀오면서 우동 4개를 가져와서 네식구가 2개를 끓여 아껴 가면서 나눠 먹었던 기억도 나네요. 


아침에 아이들과 큐티를 하면서, 쉴 수 있는 집과 건강 그리고 매일 양식을 주시는 주님께 감사 기도를 드렸었는데, 오늘은 매우 특별한 만나 선물을 받아서 "주님 감사합니다!" 라고 외치고 싶습니다. 그리고 늘 제 가슴속에 함께 있는 그 제자에게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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