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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 Diary

돌틈속에 숨쉬는 소망


수신인: 하나님 하나님께 이 편지를 전달해 주세요.

        예루살렘 구도시내에 있는 통곡의 벽(서쪽 벽)은 세계 곳곳에서 배달된 하나님께 드리는 편지들이 배달되는 곳이다. 해마다 익명의 편지들이 예루살렘 중앙 우체국에 배달이 되고 우체국 직원들은 이 편지들을 모아서 통곡의 벽, 돌틈 사이에 꽂아 준다 

        언제부터 통곡의 벽 돌틈 사이에 소망을 담은 작은 종이들을 끼워 놓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뿌리가 없는 나무가 없듯 이런 전통이 생기게 된 전설같은 이야기가 있다. 18세기경 모로코에 살았던 아줄라이라는 신실한 유대인이 예루살렘으로 가서 성서 공부를 하기로 작정하였다. 그의 스승 오르 하카임은 아줄라이에게 예루살렘에 도착하면 서쪽벽 돌틈 사이에  (통곡의 벽)에 자신이 쓴 기도 편지를 꼭 꽂아 달라고 부탁을 한다. 아줄라이는 그 편지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자신의 외투에 바늘질을 해서 꼬맨 후 예루살렘을 행해 출발한다.

         한참을 걸려 예루살렘에 도착한 후, 그는 성서 공부에 전념하다 보니 스승의 부탁을 까맣게 잊게 된다. 하루 하루를 보내면서 그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하지 못하였고 성서 공부에도 진척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공부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던 중 잊고 있었던 스승의 편지가 갑자기 생각이 나서, 급히 자신의 외투를 찾아 그 안에 부착되어 있는 편지를 서쪽 벽의 돌틈 사이에 꽂아 놓는다.

           그 다음날, 성서 공부시간에 랍비가 학생들에게 질문을 하는데 아무도 그 답을 하지 못하였다. 마침 그 전날 밤 아줄라이는 그 질문과 관련된 성서 본문을 읽었었고 정답을 말한다. 또 다른 질문에도, 아줄라이는 정확하게 그 답을 말하게 된다. 랍비는 아줄라이에게 무슨 특별한 일이 있었는지를 묻지만, 그 자신 조차도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아줄라이는 혹시 서쪽 벽의 돌틈 사이에 꽂아 놓은 스승의 편지에 무슨 비밀이 있을 수도 있겠다 싶어서 수업을 마친 후 서쪽 벽에 가서 스승의 편지를 빼서 읽어 보았다. “하나님 사랑하는 아줄라이가 예루살렘에서의 공부를 성공적으로 잘 할 수 있도록 도와 주세요.”  돌틈 사이의 기도는 바로 아줄라이를 위한 것이었다.

 

          어쩌면 이 전설같은 이야기가 서쪽 벽 돌틈 사이에 소망을 담은 기도 제목을 넣게 된 기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성서 역시 이 서쪽 벽 돌틈 사이에 소망의 기도 제목을 넣게 된 사연의 이유를 알려주는 듯 하다. 솔로몬은 7년에 걸친 성전 공사를 완성한 후, 백성들이 듣는 가운데 하나님께 기도를 드린다 (왕상 8 22절 이하). 솔로몬은, 백성들이 성전을 향해 기도할 때 그 간구함을 하나님께서 들으시기를, 범죄한 후 속죄의 기도를 성전을 향해 드릴때 그 죄를 사하시기를, 기근이나 전염병의 재앙으로부터 구원을 요청하는 기도를  성전을 향해 드릴때, 그 기도를 들으시고 응답해 주기를 간구한다.

          솔로몬의 간구에 하나님께서는 내 이름을 영원히 그 곳에 두며 내 눈길과 내 마음이 항상 거기에 있으니리 (왕상 9:3)” 라는 말씀으로 응답해 주신다. 훗날 성전은 파괴되었지만 그 성전을 지탱하던 옹벽 역할을 하던 서쪽 벽이 남아 있기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여전히 하나님의 영광이 그 서쪽 벽에 머물고 있으며 솔로몬에게 주셨던 응답의 약속이 유효하다고 믿는다.  




         하나님의 확실한 응답 약속이 있다는 서쪽 벽의 돌틈 사이에는 지금도 수만개의 기도제목들이 그 응답의 때를 기다리며 숨을 쉬고 있다. 더 이상 꽂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빼곡히 꽂혀 있는 소망의 종이들이지만, 이 종이들도 유효 기간이 있다. 즉 일정 시간이 지나면 응답 여부와 관계 없이 돌틈의 자리를 비워 주어야 한다. 해마다 유월절 ()과 초막절(가을)이 시작되기 직전 돌틈 사이에 있던 종이들을 빼낸다. 이유는 간단하다. 다음 사람이 종이를 넣을 자리를 위한 것이다. 그러나, 그 소망의 기도 제목들은 쓰레기처럼 처리하지 않는다. 랍비들의 엄격한 감시하에 목욕으로 정결 의식을 행한 사람들이 나무로 만든 도구로 기도 제목들을 모아서 성전 동편에 있는 올리브 산에 묻어 준다.

         길어야 몇 개월 동안의 유효 기간을 지닌 소망을 담은 기도 제목들이 빼내어짐을 당하는 운명의 날, 신문지상에서 다음과 같은 기사 제목을 본적이 있다. “걱정하지 마세요.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기도를 들으셨습니다.” 물론 들으셨다고 해서 다 “Yes”의 응답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아니, 어쩌면 자주 우리는 “No”라는 응답을 받을때가 있다. 그러나, 응답 여부를 떠나서 기도를 들으시는 분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성지 순례의 경우가 아니고는 서쪽 벽은 자주 방문할 수 없다. 소망을 담은 기도 편지를 서쪽 벽 돌틈 사이에 끼워 넣고 싶다면 다음 사이트 (http://www.aish.com/w/note/) 를 방문해서 기도 내용을 쓰면 된다.  그러면 그 기도를 인쇄해서 서쪽 벽의 돌틈 사이에 넣어주는 친절한 기도 전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잊지는 말자. 우리 마음에는 이미 성전이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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